여름에는 항상 기운이 딸려 뼈 국물이 생각이 나더라고요. 그렇지만 푹푹 찌는 여름에 뼈 국물을 끓이는 건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고, 나가서 먹자 하니 그것도 비싸기만 하고, 나가려니 복잡하고, 생각만 하며 보냈죠.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심심함을 달래던 중에 울타리 도가니탕이 눈에 들어왔지 뭐예요! 그림이 근사한 게 그럴싸해 보이는 거예요. 그래도 인스턴트 국물들과 뭐 별반 다를 까나 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주문했는데 이게 뭐야! 인스턴트와는 비교 불가 더라구요.
찐한 국물에 고기와 뼈까지 있어 맛도 정말 구수하고 좋아요. 급한마음에 해동도 없이 바로 끓여 파도 송송, 국수도 한 주먹, 밥, 김치와 함께 맛있게 먹었네요. 이 국물에 국수 대신 떡만두국을 해도 너무 맛있어요. 그야말로 고향의 맛이죠. 떡만두국은 저희 집 아저씨가 좋아해요.
그래서 생각난 건 멀리 혼자 살고 있는 아들이죠. 아들도 워낙 사골국물, 도가니탕을 좋아해서 먹다 보니 생각이 나는 거예요. 워낙 집에 있을 때 해 먹여서 그런지 아들도 이런 국물을 너무 좋아해요. 그래서 아들에게도 다른 국물들과 함께 보냈죠. 그랬더니 평소에는 연락도 없던 아들에게서 “띵똥” 하고 문자가 왔네요. 고맙다고요.. 그러더니 한시간 뒤 화상통화가 온 거예요! 아주 즐거운 얼굴로 고맙다, 정말 뿌듯하다 하면서 조리하는 과정을 공유하니 저는 또 파를 넣어라, 김치 꺼내라, 국수도 삶아봐라 훈수를 두고서 울타리에서 보낸 고기와 함께 흡족하게 먹는 모습까지 오랜만에 아들 얼굴을 오래 봤네요. 역시 먹는 걸로 꼬시는 게 제일인가 봐요. 하하하. 암튼 오랜만에 아들과 즐거운 영상통화 했어요. 도가니탕에 감사해야 하나요? 하하하